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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110) - 2007년도 꿀 농사 총 결산 2007/07/11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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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하는 장마전선으로 오늘 양평지방은 더위가 한풀 꺾였습니다.
어제는 바람이 제법 선선하게 불어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하더니,
오늘 새벽부터 제법 많은 양의 비가 종일 내렸습니다.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사이,
안개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용문산 자락의 위용이 선명합니다.

비가 잠시 뜸한 사이에 소담스럽게 피어난 능소화 꽃,
한창 개화 중인 참깨 꽃에 벌들이 방화하느라 부산합니다.

도로 절개 면에 보라색 싸리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장마철 무밀기에 예전처럼 싸리 꽃이 많이 피어난다면,
벌 관리하기가 한결 쉬울 텐데, 아쉽기만 합니다.

이제는 맛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싸리 꿀맛은
어떤 맛일까 궁금합니다.

장마철임에도 벌들이 찾을 꽃들이 있어 그런지
극성을 부리던 도봉이 어느 정도 진정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올 한해 꿀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모르게 범한 시행착오를
되돌아봄으로서 올해보다 좀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하고자
올 유밀기를 보내면서 겪은 내용들을 정리하여 올리려 합니다.

제가 적은 내용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여 주관적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라며, 주제넘다 타박하지 마시고
제가 경험을 통해 얻은 여러 가지 내용을 많은 분들이 공유하여
저와 같은 실수를 겪지 않아 불필요한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먼저 올해 겪은 시행착오 내용입니다.

첫 번째, 소비 만들기에 욕심을 과도하게 부린 것입니다.
벚꽃이 만발할 때부터 통 당 30매 가까운 소비를 조소시킴으로서
아카시아 유밀기에 외역할 벌들을 혹사시킨 결과가 되었습니다.

결국 아카시아 꽃이 만발했을 때, 혹사당한 벌들은 수명을 다했고,
그 결과 통을 가득 채웠던 강한 세력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쓰라린 경험을 하고 난 후에야 도움을 주시는 선배님으로부터
유밀기에 부족한 소비는 소초로 대신해도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귀한 꿀로 소비를 만들어야 함에 아까운 생각도 들지만,
제가 경험한 것 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두 번째, 충주호의 수밀 능력을 과다 평가해 희생군을 편성하지 않았는데,
그 또한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벌의 종자와는 관계없이 일단 일할 벌들의 수가 많아야 하는데,
수밀 능력이 다른 벌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많다는 것에만 생각이 닿아
희생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어떤 조건이라도 일할 벌들의 숫자에 비례해 수확이 달라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실패를 겪고 난 후에야 깨닫는 우를 범했습니다.

첫 번째의 소비 만들기도 역시 충주호의 수밀 능력을 고려하여
다단 계상 편성에 소요되는 소비를 산출하여 만들다 보니,
정작 올해는 소비가 남아돌아 여름철에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유밀기에 교미상을 편성하여 스스로 세력을 약화시킨 대목입니다.
일주일에 2-3매씩 생겨나는 산란실의 봉판 처리를 위해
벌을 약하게 붙이기는 했지만, 매 주 교미상을 편성했었습니다.

내부에서 꿀을 숙성시키고, 유충을 관리할 벌들을 계속 뽑아내다 보니,
세력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수확량이 감소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덕분에 유밀기에 이충해 새롭게 태어난 충주호 신왕들은 건실하기
이를 데 없지만, 수확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을 보충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다른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려 합니다.
꿀도 따고 벌도 늘리는 방법을 찾아 시도할 생각입니다.

네 번째, 유밀기에 수평 격왕판을 제거한 일입니다.
그로 인해 일주일 사이에 여왕벌 3마리가 망실되었고,
결국 그 통들은 채밀 이후 해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벌 3통 줄이는 것이 뭐 그리 큰일이냐고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달랑 채밀하는 통만 관리하는 비 전업 양봉인들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일주일 만에 다시 격왕을 시켜 봉군을 관리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입니다.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유밀기를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군 당 17되의 수확을 하여 주변 분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아카시아 개화 기간이 3-4일 정도 줄었고,
세력도 작년에 비해 약했던 것에 비하면,
제가 생각해도 꽤 많은 수확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충주호의 탁월한 수밀 능력과
분봉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한 결과일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스케이프 보드를 사용하는 영광을 누린 것입니다.

뉴질랜드 교민이신 필명 ‘알바니’님의 주선으로 구입한
에스케이프 보드(일명 탈봉기)의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5층 계상 중 3층과 4층 사이에 채밀 전날 저녁 무렵
에스케이프 보드를 삽입합니다.

다음 날 아침 확인하면 벌들은 1-3층으로 모두 내려와 있고,
4-5층 소비에는 많아야 10여 마리 미만의 벌들만 붙어있습니다.
묵직한 소비의 벌들을 터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과 노동력이 절감되고, 벌들도 충격을 받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귀한 양봉 선진 물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시고, 주선해 주신 ‘알바니’님께 고마운 뜻을 전합니다.

올 유밀기에 대한 저의 결산 내용이었습니다.
경험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하찮은 내용일 수도 있지만,
처음 양봉에 입문하신 분들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부님!!!
고르지 않은 장마철에 어찌 지내시는지요?
거리가 멀지 않음에도 찾아 뵐 생각조차 못하니,
뭔가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가까운 날에 어떻게든 시간내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머지않아 장마 전선이 물러가고 푹푹 찌는 복더위가 시작되겠지요?
장마철 습기와 복더위의 고온에 사람 뿐만 아니라
벌들도 힘든 계절입니다.

건강한 여름 벌 관리하셔서 강군으로 월동하시기를 바라며,
매일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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