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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114) - 제자(?)들을 독립시키고 2007/08/25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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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도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치자
기다렸다는 듯 폭염이 대지를 뜨겁게 달굽니다.

우렁찬 매미소리가 청량감을 느끼게 하지만,
숨이 막힐 듯 내리쬐는 폭염은 당할 개간이 없습니다.

태양을 그리던 농작물들은 세상 만난 듯
풍년을 약속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잦은 비로 농민들 마음을 까맣게 태우던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수확한 고추를 말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오늘 업무를 보느라 용인을 다녀왔는데,
이천 들녘에는 벌써 벼 타작을 마친 논들이 보이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도 꽤 많이 보이더군요.

수확을 마치고 검은 바닥을 드러낸 논에는 백로들이 모여
먹이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에서 가을이 느껴집니다.

벌들은 소문 앞 착륙판은 물론이고, 벽까지 까맣게 덮은 채
더위를 피하고 있지만, 고통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슬기로운 벌들이기에 스스로 알아서 피서를 하겠지만,
이를 지켜보면서 한낮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외에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는 주인의 마음만 안타깝습니다.

염려하던 장수말벌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발견하여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중탱이라 부르는 황 말벌이나 대추 말벌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지만, 말벌보다 더 무서운
천적들이 사랑하는 벌들을 노리는 계절입니다.

흔적이 남지 않아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벌들을 배가 불룩하도록 포식하는 개구리와
곳곳에 그물을 치고 벌들을 기다리는 거미,
심지어 사마귀까지 벌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천적들로부터 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며칠 전 제 봉장에서 양봉을 처음 시작했던 분들이
새롭게 봉장을 만들어 독립을 했습니다.

퇴직 후 새롭게 벌들과 인연을 맺은 분과
서울 생활을 접고 낙향해 전업을 준비하는 분,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하는 분 등 모두 세분입니다.

준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날 저녁에 2봉장에 편성했던
교미상을 미리 차량에 실어 놓았었는데,
새벽에 기습적인 소나기가 내려 새벽 4시에 봉사에
옮겨 놓느라 아내와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 했습니다.

새벽 어스름에 모이신 분들과 함께 소문을 막아
제 차로 그 분들의 봉장까지 수송을 한 뒤,
배치하는 것까지 알려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세분이 목적하는 바가 모두 각각이지만,
어쨌든 저를 통해 벌과 인연을 맺은 만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록 봉장이 준비되어 각자의 길로 나섰지만,
아직은 스스로 벌들을 관리할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한동안 전화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눠야 할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그분들의 벌통이 있던 자리에는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한 가을 신왕들이 대신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처럼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입시를 앞둔 자식으로 인해
나들이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 벌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미뤘던 일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건조한 쑥도 떡 써는 손작두로 잘게 잘라 갈무리를 했고,
한강변에서 쑥도 채취해 봉사 지붕 가득 널어놓았습니다.
내년 봄까지 사용할 양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화분 유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삭이 패기 시작한 벼와 환삼덩굴, 한창 만개한 북나무와
두릅나무 꽃에서 수집한 하얀 꽃가루를 달고
뒤뚱거리며 소문으로 들어가는 벌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화분 유입이 늘었지만, 그래도 화분 공급은 계속해야 합니다.
화분을 먹는 만큼 산란을 하는 것이 벌들입니다.

유난히 궂은 날씨가 길었던 여름이지만,
염려하던 질병 없이 순조롭게 산란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봉군은 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7-8매 봉군에서 봉판을 뽑아 가을 신왕에 보충을 해 주고 있습니다.
산란에 탄력이 붙을 다음 주말 쯤이면 분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제가 처서(處暑)였습니다.
새벽에는 쌀쌀함이 묻어날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처서라는 절기에 어찌 그리 딱 맞아 떨어지는지 참으로 신기합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기상청 관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다가도
새로운 절기가 되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이치가 오묘하기만 합니다.
24절기를 만드신 선조들의 혜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습한 장마도 무서운 기세의 폭염도 모두 지나고
조석으로 선선함이 묻어나면서 산란에 탄력이 붙을 시기입니다.
여름 벌 관리하시느라 고생들 많이 하셨으니,
모든 분들이 만상으로 월동에 들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 벌 농사 마무리 잘 하셔서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세요.

사부님!!!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여전히 바쁘게 지내시지요?
유난히 궂은 여름 보내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언제 한 번 시간내서 찾아뵈어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바빠 마음뿐입니다.

조금 더 있으면 시간 여유가 생기겠지요.
그때 찾아뵙겠습니다.

아직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어
건강 해치기 쉬울 때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하십시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아 어젯밤에 써 놓았던 글을
새벽에 올리고, 봉장으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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