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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병아리 양봉일기(118) - 월동 내부포장을 마치다 2007/11/07
WRITER 꿀벌마니아 (ip:)
  • DATE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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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아름답게 치장하던 나뭇잎들이 대부분 퇴색하여
가을 찬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뒹군다.

황금 들녘은 어느 순간에 황량하게 변했다.
올해 벼 수확은 농민들이 흘린 땀방울에 걸맞게
풍성했는지 궁금하다.

몇 차례 내린 무서리에 풀들은
지면에 비스듬히 몸을 누여 고단하던 생을 마감했다.

초가을 자연을 아름답게 수놓던 돼지감자 꽃도
순백의 연백초도 모두 꽃잎을 떨군 채 자연으로 돌아갔음에도
노란 들국화 꽃만이 피어나 벌과 나비를 유혹하고 있다.

아침 차창에 하얗게 낀 성에와는 달리
한낮에는 더위를 느낄 정도로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일교차가 큰 만추.

자연이 순리에 따라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봄을 기약하듯
사람도 벌도 모두 한 해를 정리할 시점이다.

어제까지 휴가를 내서 1차 월동 내부포장을 마무리 했다.
포장이라고 해봐야 작년과 마찬가지로 통을 바꿔주면서
내부에 골판지를 넣어주는 것이 고작이다.

이달 말이나 12월 초에 두툼한 겨울 개포를 덮어주고
환기창을 내면서 소문 방향을 바꿔주면 월동준비가 모두 끝난다.

작년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월동을 했었는데,
월동 성적이 생각보다 좋아 앞으로 계속 이 방법을 고수할 생각이다.

내부 포장을 하면서 진드기 구제까지 병행했다.
진드기 약을 분무하기 전에 프로폴리스가 붙은 망을 빼내고,
새로 구입하여 절단한 망으로 교체했다.
행여 프로폴리스에 진드기 약이 묻을까 염려해서다.

소비 윗부분 벌들의 통로는 작년까지 나뭇가지를 잘라 사용했었는데,
올해는 골판지를 길쭉하게 잘라 반으로 접어 세워주었다.

해마다 나무를 자르는 일이 만만치 않았었는데,
골판지를 잘라 사용하니 한결 수월한 것 같다.

월동 사양 이후 도봉이 무서워 약 4주 만에 통을 열었더니,
생각지도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여왕이 망실된 3통은 세력이 약한 통에 합봉 처리를 했는데,
다른 1통은 산란성 일벌이 발생해 산란을 해 놓은 상태다.

벌은 다른 통 소문 앞에 털어 해체를 하고,
유충이 있는 소비는 뽑아내 이틀을 빈 통에 넣었다가
소비 청소를 위해 다른 통 사양기 뒤에 넣어 주었다.

산란성 일벌을 6통에 나눠 털어주었는데,
4통은 충돌 흔적이 없이 원만하게 합봉된 반면,
2통은 충돌로 꽤 많은 벌들이 희생되었다.

아마도 산란을 하던 일벌이 유입되었던지,
아니면 그를 추종하던 늙은 일벌들이 많이 붙어있던
소비의 벌들이 유입되면서 충돌이 생겼던 모양이다.

한 달 가까이 방치하다시피 하며 관리를 소홀이 한 대가를
관리자가 치르는 대신 애꿎은 벌들이 치른 결과가 되었다.
벌들의 희생에 안타까움을 넘어 너무 큰 죄를 지은 것 같다.

벌 관리는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아픈 희생을 통해 새삼 느낀다.

같은 양을 공급(주전자를 이용, 광식 사양기에 부어줌)했음에도
먹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뽑아놓았던 먹이 소비를 보충해 주면서 위치를 조정해 주었다.
먹이를 봉하고 양이 많은 소비는 양 옆으로,
소비 가운데가 비어있는 소비는 중앙으로 모아 주었다.

작년과는 달리 세력 차이가 거의 없어 다행이다.
모든 봉군을 통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8매 만상으로 관리한 결과라 생각한다.

한창 산란에 탄력이 붙은 9월에는 행여 분봉이라도 날세라
마음을 졸였었는데, 매주 소비를 확인하며 관리한 보람이 있다.

이렇게 해서 겨울 준비를 거의 마무리했다.
강한 8매를 6매로 축소한 실한 세력의 봉군이 100여 통.

일부는 내년 봄 내가 관리할 봉군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일부 이탈리안 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충주호 신왕이다.

오랜만에 일을 해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하지만,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쁨으로 상쇄되고도 남는다.

내부 포장을 하는 동안 벌이라면 질색을 하면서도
작업 내내 남편 곁을 지키며 말동무를 해주고
잔심부름을 거들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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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월동 준비로 여전히 분주하시지요?
올 벌 농사 결과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벌 농사가 끝이 보입니다.
유난히 힘들었던 한해였지만, 결과가 좋으니
그동안의 고생이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모든 것이 사부님의 조언과 가르침 덕분이었습니다.
글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조만간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월동준비 잘 하셔서 무사히 겨울 나시기를 기원하며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추신 : 집의 컴퓨터가 망가지는 바람에 글 올리는 것이
       한동안 지연되었습니다.
       그동안 저장해 놓았던 자료들도 모두 날아가
       새롭게 자료를 준비하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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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훈 2013-03-05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안녕하세요 남원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훌륭한 정보를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진드기약 분무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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