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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96) - 수벌도 월동하나요? 2006/11/18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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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의 교차점입니다.
곱게 물들었던 단풍잎들은 생명의 끈을 놓은 채
열기를 잃은 햇살을 받으며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초겨울 추위가 제법 매서울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평년 기온을 웃돌 것이란 예보입니다.

2주 만에 봉장을 찾았습니다.
낙엽에 부서지는 햇살에 눈이 부십니다.
봉장 전체를 돌아보니,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입니다.

먼저 소문을 손봤습니다.

⅓가량 넓혀 두었던 소문을 5cm정도로 줄이면서
소비 반대쪽으로 위치를 바꿔 주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뚜껑을 열었습니다.
벌들이 보이지 않더군요.
순간 가슴에서 덜컥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소비 하단에서 꼬물거리는 벌들이 보이더군요.
소비를 뽑아 보지는 않았지만, 먹이가 없는 하단에 뭉친 모양입니다.

군세 조정을 위해 그동안 갈등을 느끼던 구왕들을 제거했습니다.
워낙 산란력이 탁월하고 분봉열도 적었던 통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면서 고개를 외면한 채 이별을 고했습니다.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더군요.
내일 다른 봉장으로 옮겨 약군에 보충해 줄 계획입니다.

구왕을 찾느라 소비를 뽑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꽤 많은 수벌들이 일벌들 틈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수벌도 겨울을 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대로 겨울을 무사히 지낸 후, 내년 봄에 교미 능력이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수벌들의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도 알고 싶군요.
아시는 분 답 글 부탁드립니다.

수벌들은 보이는 대로 제거를 했지만
몇 마리는 그대로 겨울을 날 것 같습니다.
내년 봄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기만 합니다.

구왕들은 스티로폼 통에 관리를 하고 있는데,
보온력이 좋아 그런지 아직도 봉판이 있는 통이 있습니다.
이제 막 유봉들이 출방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없을지 걱정입니다.
세력도 6매가 강한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2주 전 1차 내부 포장을 하면서 구왕을 제거했던 통들을
2봉장으로 옮겨 세력이 부족한 통에 보충을 했습니다.
사양기 뒤에 붙이고 훈연을 조금 강하게 한 후 개포를 덮었습니다.
여왕이 없어 불안에 떨던 벌들이라 무리 없이 한식구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대단한 벌들은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도
어디에선가 노란 화분을 달고 들어옵니다.
벌들의 성실성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먹이 부족에 대비하여 사양기 뒤에 넣어준
저밀소비는 토종벌들의 먹이 공급처입니다.
일벌들이 추위에 웅크리는 때에도 약삭빠르게 먹이를 물어갑니다.

실험삼아 토종벌 1통을 봉장 귀퉁이에서 키우고 있는데,
양봉과는 달리 날렵한 몸놀림으로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고 있습니다.
주인의 멀어진 관심에 대한 불만의 표시인 듯 합니다.

사부님!!!
생각보다 날씨가 포근합니다.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그동안 편안하신지요?

월동 포장을 앞두고 한결 여유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제 일이 마무리된 후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1-2주 이내에 내 포장을 끝으로 올 벌 농사를 마무리 할 생각입니다.
정말 길고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한해가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빈틈없는 마무리로 내년 봄을 기약하려 합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매일 매일이 새로운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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