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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다이어리

병아리 양봉일기(117) - 3차 월동 사양 2007/10/04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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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을답지 않은 날씨가 종일 이어졌다.
투명한 햇살과 파란 물감이 떨어질 듯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보고 싶다.

4명의 생명을 해친 70세 노인의 어처구니없는 범행.
그 나이에도 젊은 처자를 범하겠다는 탐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생떼 같은 젊은 생명을 앗아간 죄를 어찌 갚을꼬?
범인의 7남매와 그 가족들은 앞으로 어찌 살아갈꼬?
마음이 답답해진다.

양평지방에 본격적인 벼 타작이 시작되었다.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인 벼들이 콤바인의 움직임에 따라
포대 가득 채워지는 낟알로 농부들의 고단했던 여름이 보상되었으면 좋겠다.

올해 날씨가 유난히 궂은 탓에 수정이 잘 될까 염려를 했지만,
낟알이 이삭마다 7~8개 더 달렸다고 말하는 농민의 밝은 표정이 보기 좋다.

봉장 주변에 돼지감자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소량의 꿀과 다량의 화분이 분비되는 돼지감자 꽃이라니,
가을 벌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화분 반입이 그칠 줄을 모른다.
도로 주변에 만발한 코스모스에서 물어오는 것일까?

어제까지 3차 월동 사양을 마쳤다.
광식 사양기에 주전자로 먹이를 부어주는 일이 고달프기는 하지만,
예년에 비해 월등히 강한 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달픔이 상쇄되고 남는다.

주변에서 자동 사양기를 설치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힘이 들어도 주전자로 부어 주면서 벌들을 살피는 것도
벌을 관리하는 즐거움이라 여겨 주전자 사양을 고집하고 있는데,
자동 사양기 설치를 고려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시간 절약과 도봉으로 인한 피해 예방,
세력에 맞게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양을 하면서 먹이에 약제(노제마 병, 부저병)처리를 병행했고,
소금과 목초액도 소량 섞어 주었다.

목초액이 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질병에 대한 면역체계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돌아오는 주말에 4차 사양을 한 다음,
일주일 후에 정리 사양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벌들이 기어 다니거나 날개가 부실한 벌들은 보이지 않는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약제 처리를 한 결과라 믿고 싶다.

8매 강한 벌을 6매로 축소하고 먹이를 대량 공급하자
덧 집을 곳곳에 달아내고 있다.

1매 정도의 여유 공간에 벌들이 붙어 망이 처지기에
소비 고정용 강철을 얹어 주었었는데, 그곳에도 작은 덧 집을 달았다.
좀 더 기온이 낮아지면 벌들이 밀집하면서 이런 현상이 해소될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에 소문을 축소했다.
월동 사양이 시작되면서 도봉이 심해지자 도봉을 경계하느라 소문이 어수선하다.

수벌들의 수난시대다.
조석으로 기온이 낮아지면서 수벌들의 존재 의미가 없어지자,
일벌들에 의해 퇴출당해 여기저기 수벌들의 주검이 보이고,
아직 명을 다하지 않은 수벌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진행되는 과정이겠지만, 공연히 씁쓸함이 느껴진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살이 쪄서 행동이 굼뜬 비단거미들이 곳곳에 진을 친 채 벌들을 노리고 있다.
가을 벌이 늘어나지 않는 요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거미들이다.
일일이 주변을 찾아다니며 퇴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가을 산란이 한창일 무렵 유난히 왕대를 달며 산란이 부진한 통이 있었다.
9월 하순이 되면서 산란에 탄력이 붙기는 했지만, 과감히 여왕을 제거하고
통을 해체해 세력이 약한 가을 신왕 통에 합봉시켰다.

당장이야 아까운 마음도 들지만, 분양을 목적으로 관리하는 봉군인 만큼
분양 후 내년 봄에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열성인자(심한 분봉열)를 많이 내포한 여왕은 미리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구왕 교체를 목적으로 가을 신왕을 양성했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세력이 너무 강한 바람에 구왕을 교체하지 못했다.
이대로 월동을 한 후에 직접 관리하면서 유밀기 때 희생군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주변에는 아직도 3~4매 벌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있다.
통을 줄여 강하게 월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권유를 하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지 반응이 별로다.

투자한 만큼 얻어지는 것이 농사다.
벌 농사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

농작물이 농민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자라듯,
벌들도 주인의 관심 여하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타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눈을 뜨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지만,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조금 더 기다려야겠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작업을 하다가 ‘우담바라’ 닮은 꽃 두 송이를 발견했다.
언젠가 매스컴에서 곤충의 알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귀하다는 ‘우담바라’인지, 아니면 곤충의 알인지 궁금하다.

오늘도 새벽에 가랑비가 조금 내리고 오후에 개이긴 했지만,
여전히 대기 중에는 뿌연 기운이 남아있어 햇살에 힘이 없다.
제발 청명하고 투명한 가을 날씨를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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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월동 준비로 분주하시지요?
벌 상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가위 명절에 잠시 틈을 내서 찾아뵙는다 했는데,
또 다른 일들로 인해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바쁘게 움직이면
올해 농사도 모두 끝이 납니다.
마무리 잘 하셔서 기대하신 만큼의 성과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일들로 가득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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