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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38) - 모든 일상을 벗어나 바닷가에서.....2005/08/19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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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계획한 휴가인데,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를 접하고 출발하는 마음 불안하기 짝이 없다.

불안한 마음에 기름을 끼언듯 서해안 고속도로를 막 접어들었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진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은 안절부절이다.
얼마나 고대하던 바닷가 여행인데.....

그 마음 익히 짐작이 된다.
아이들 마음보다 내가 더 조바심이 난다.

쉬는 날, 아내랑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언제였던가
아득할 정도로 일에만 파묻혀 지내다 정말 큰 맘 먹고 시간을 냈는데,
비가 방해를 하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래도 아이들을 달래 대천 해수욕장 예약된 숙소에 도착할 즈음이 되니,
언제 그랬느냐는듯 비가 그치고 뿌연 태양이 구름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아이들 등쌀에 밀려
푸짐한 뱃살을 옷으로 위장하고 바닷물에 몸을 맡겼다.

아이들은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데,
그 모습을 보는 마음이 안타까움 반, 즐거움 반이다.

진작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었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기회를 만들어 주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 옛날 시골길을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달리던 시커먼 트럭 타이어 튜브를 빌려
육중한 몸을 의지한 채, 넘실대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정신 없이 보낸 일상들을 되돌아본다.

무엇이 나를 옆도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일에만 몰두하게 했을까?

아득한 수평선을 평화롭게 날으는 갈매기처럼
저리 한가하고 여유롭게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아무리 마음을 비우려 해도 떠오르는
근무지와 벌들 걱정은 역시 타고난 팔자일까?

수시로 걸려 오는 근무지의 전화를 접하면서
내가 처한 위치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휴가 출발 전날 저녁에 동료의 도움을 받아 봉군 전체에 사양을 하고 왔으니,
기습적인 말벌의 습격만 없다면 역시 걱정할 것이 없다.

반주를 곁들여 밀집한 조개구이 집을 골라 식사를 하고,
백중살이라는 간만의 차가 일년 중 가장 심한 시기라
물살을 따라가지 못한 소라와 조개도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더욱 행복했던 것은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 글을 통해 다른 분들께는 낯 뜨겁지만, 아내 자랑도 하고 싶다.(흉보지 마세요)

눈 뜨자 마자 출근해서 어둠이 내릴 때에야 얼굴을 볼 수 있고,
휴일에도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출근(봉장으로)해서

역시 어둠이 내릴 때 쯤 돼서야 퇴근(?)하는 남편을 위해 짬짬이 간식과 식사까지 추진하고,
집에서 해야 할 일도 군말 없이 도와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웃 가족들과 비교해도 분명 형편없는 남편일진데,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모든 것을 이해하며 도와주는 아내가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여보!!! 정말 고맙소.
조금만 더 참으면 좋은 날들이 우릴 기다릴테니 조금만 더 기운 냅시다."

내일이면 또 일탈했던 생활에서 벗어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역시 휴식은 일한 뒤에 얻어야 참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충분(?)한 휴식 뒤에 맞는 일들이야 웬만큼 벅차지 않을 정도면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내일 귀가하면 봉군 임대와 분양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사람은 일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사부님!!!
죄송합니다.
저만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도 부족해 마누라 자랑까지 해서......
이번만 이해해 주세요.

- 충남 대천 해수욕장에서 양평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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