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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37) - 무왕 계상군 합봉하다 2005/08/16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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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럽게 더운 날씨다.

처서와 말복도 지났는데,
어쩌자고 날씨는 이리 더운지.....

업무를 보면서 거의 땡칠이가 된 몸으로 퇴근하자마자 봉장을 찾았다.

어제 내검하면서 세력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분봉 조짐이 있는 통에서
벌을 붙인 채 봉판 4매를 뽑아 희생군을 만들어 놓았었다.

하루 반 가량 지났으므로 무왕이 된 분위기를 봉군 전체가 체감했을 것으로 판단되어
약군에 합봉해 주었다.

강하게 훈연을 하고, 진드기 약 속살만으로 여왕 냄새를 희석하면서
사양기 뒤에다 벌을 붙인 채 넣어 주었다.

외역봉들은 모두 본 통으로 돌아가고 내역봉들만 남아 있어
이리 저리 통을 움직이며 합봉을 해도 별 저항없이 주인이 하는 대로 따른다.

나름대로 단기간에 약군의 세력을 보충해 주는 방법으로 고민 끝에 실행을 했는데,
부작용 없이 결과가 좋아 매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오랜 기간 벌을 관리하시는 고수님들께서야 다 알고 있는 방법이겠지만.....

계상군 중 구왕이 망실되어 해체하기로 한 봉군의 상단을 떼어
합봉 시킬 봉군 앞에 옮겨 놓고,
미련 없이 군당 2매씩 소문 앞에 털어 주었다.

이미 황혼이 지면서 주변이 어둑해져서 그런지
역시 별 저항 없이 소문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이나 곤충이나 주인이 없어지면
아무 곳이나 의지하려는 마음이 강한 모양이다.

털어낸 봉판과 공소비는 털어 준 벌 수에 맞게 통 안에 넣어 주었다.
돌아오는 주말에 내검해서 세력에 맞게 소비 수를 조정해 주면 될 것이다.

해가 짧아져서 퇴근 이후에 일하는 데 많은 제한이 된다.
시간에 쫓기면서 합봉을 시켰는데, 부작용이 없을지 걱정이 된다.

목덜미에 쏘인 곳이 유난히 뻐근하고 꽤 많이 부어 오른다.
보이지 않아 침을 늦게 빼서 그런 모양이다.

올 겨울에는 목감기가 걸리지 않으리.

고향 친구로 부터 의외의 전화를 받았다.

수박 농사를 짓는데, 수정을 위해 벌을 임대하란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10통을 일주일간 임대하는데,
통 당 5만원을 주겠단다.

고향 친구에게 돈을 주고 벌을 임대하게 되다니.....
그냥 빌려줘도 될 일인데, 친구는 정색을 한다.

가까운 곳에도 양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거의 비슷한 조건이라며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한다고 우긴다.

참으로 반갑기도 하면서 난감한 일이다.

대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향 친구가 나를 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것일 게다.

늘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 같지만,
하루하루 따지고 보면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 우리네 인생 같다.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한 오늘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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