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농원다이어리

농원다이어리

병아리 양봉일기(44) - 계상, 단상 1차 축소 2005/09/19

꿀벌마니아 (ip:)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어수선하던 한가위 명절이 끝났다.
사는 것이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던 동생들과 조카들이 찾아와
좁다란 관사가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차례를 모시고 음복주 몇 잔에 취해 계획했던 일들은 모두 뒤로 미뤄지고.....
그 덕분에 오늘 새벽부터 종일 진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만 했다.

봉장에 오르는 길에 붉은 알밤이 떨어져 있다.
여름에는 꿀을, 가을에는 알밤을 선물로 주는 소중한 나무다.

그동안 미루던 계상군을 축소했다.
세력에 맞게 3-5매씩을 벌을 붙인 채 교미상을 편성했다.

교미에 성공하여 산란을 시작한 신왕 통에 합봉도 하고,
약군에 보충도 해 줄 계획이다.

그동안 산란이 부진하던 봉군에서는
기어코 일벌들에 의해 여왕벌이 축출을 당한 채 무왕군 상태다.

어찌된 영문인지 왕대도 변변하게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주검을 당한 여왕벌이 소문 앞에 버려져 있다.

3-4일 전에 산란한 유충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터인데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유충을 봉하고 산란에 탄력이 붙은 1차 가을 신왕군을 계상을 이용해 합봉해 주었다.
몇 통을 계속 같은 방법으로 합봉한 결과 모두 성공을 했기에
주저함 없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계상 축소에 이어 단상도 1차 축소를 했다.
세력이 약한 통은 벌써 소비 중앙에 먹이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느끼는 가을과 벌들이 느끼는 가을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사양기 옆의 소비까지 산란을 하는 통을 제외하고,
나머지 봉군에 대해 산란을 하지 않는 소비는 모두 뽑아 사양기 뒤로 넘겨 주었다.

축소가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강하게 착봉시켜 귀산란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 판단해서다.

예년에 비해 전국의 단풍 지는 시기가 열흘 정도 늦어진다고는 하지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의 일기예보다.

뽑아낸 소비 중 저밀이 된 소비와 공 소비를 구분하여 소상에 보관했다.
저밀 소비는 월동 사양 후 정리 사양 전에 사양기 뒤에 붙여 주면,
먹이가 부족한 통에서 모두 물어갈 것이다.

공소비는 별도의 조치를 해 주지 않아도
시기적으로 소충 피해는 없을 것이다.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건조하게 관리하면 될 일이다.

산란이 부진하고 왕대를 다는 통의 여왕을 제거했다.
이틀 후 역시 가을 신왕군을 계상통을 이용 합봉해 줄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먹이는 충분하고,
일부 통은 산란권이 압박을 받는 통도 있다.

사양액에 지난주에 이어 항생제를 희석해 소량씩 사양했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생할 지 모르는 부저병 예방을 위해서다.

화분 떡은 깨끗이 먹어치운 상태다.
올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화분을 보충해 주었는데,
한번 더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월 초에 태어난 유봉들이 자라는데 화분떡이 필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구입해 놓은 재료가 없는데 어찌해야 좋을지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도봉이 극성이다.
종일 흐린 날씨에 주변의 들깨 꽃 마저 모두 지고 나자
집요하게 남의 것을 훔치러 다닌다.

잠시만 방심하면 밀려오는 파도처럼 도봉이 떼로 몰려든다.
참으로 무서운 집착이다.

특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계상 내검 때는 아예 도봉을 무시하고 일을 했다.
도봉이 붙으니 일벌들도 예민해져 사나워 지는 것 같다.

덕분에 이마와 눈썹, 입술까지 쏘였다.
다른 곳과 달리 입술은 금새 부풀어 오른다.
동료가 보고는 끝내 웃음을 보인다.
내일 출근할 때까지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어쩌나.....

봉사 내부에 축소한 계상들이 수북하게 싸여간다.
이제 정말 벌 농사가 막바지에 달한 것이 느껴진다.

사부님!!!
한가위 명절 풍성하고 행복하게 보내셨는지요?
사랑스런 손주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늘 가르침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것을 느낍니다.

변함없이 많은 가르침 바라겠습니다.

이제 서서히 축소와 월동 사양을 준비할 때입니다.
마무리 잘 하셔서 여름 내 고생하신 보람 찾으시길 바랍니다.

두분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늘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게시글 신고하기

신고사유

신고해주신 내용은 쇼핑몰 운영자의 검토 후 내부 운영 정책에 의해 처리가 진행됩니다.

닫기
댓글 수정
취소 수정
댓글 입력

댓글달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등록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SEARCH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