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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45) - 배움의 길은 멀기만 하고.....2005/09/25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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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쾌청한 주말을 바쁘게 보냈다.
알밤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월동 사양 전 점검을 했다.

점점 도를 더해가는 집요한 도봉들 때문에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화분 보충과 사양을 하면서
소상 벽면에 스티로폼을 헝겁에 싼 보온판을 붙여 주었다.

늘 바빠 정신 없는 나에게
곁에서 동료가 도와주니 그나마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작년에 비해 불과 30통 정도 늘어난 봉군 관리가
이리 힐들 줄 미처 몰랐었다.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점인 것 같다.

오늘 내검하면서 벌 관리에 대한 나의 수준을 새삼 느끼는 일이 있었다.
배움의 길은 아직도 까마득하게 멀었다는 것도 절감을 했다.

지난 주말에 가을 신왕을 합봉해 준 통을 내검하다 보니
소문 앞에 큼직한 여왕이 죽은 채 버려져 있다.

분명히 합봉한 통에서 산란한 알과 유충도 보이는데.....
도봉이 붙는 것을 감수하면서 소비를 살펴보니
갓 태어난 처녀왕이 삐삐 소리를 내면서 일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몇번이나 소비를 살펴봐도 처녀왕이 출방한 왕대의 흔적이 없는데,
어디에서 나타난 처녀왕일까?

의문을 떨치지 못한 채 처녀왕을 따로 뽑아 교미상을 편성하다보니
사양기 안에 지어진 조그만 덧집에 벌 몇마리가 붙어 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봉솔 손잡이로 덧집을 떼어보니
아뿔싸!!!
그곳에 큼직한 왕대가 하단이 뚫린 채 달려 있다.

신왕이 모든 소비를 살펴 보았겠지만
설마 사양기 안에 왕대가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영악한 놈들.
어떻게 사양기 안에다 왕대를 달 생각을 했을꼬?

덕분에 어렵게 양성한 신왕만 희생을 당했다.
시기는 늦었지만 일단 처녀왕은 교미상을 편성해 교미를 시도하도록 하고,
남은 벌들은 이틀 후에 약군에 합봉해 줄 계획이다.

한번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통은
아무리 조치를 해 줘도 계속 비슷한 말썽을 부린다.

여왕의 몸집이 다른 놈들에 비해 크고 실해서 기대를 많이 했던 통이 있는데,
무슨 사연인지 산란이 영 신통치 않다.

조건이 맞지 않아 그럴 것이라 생각하여
몇 차례에 걸쳐 강군에서 봉판을 뽑아 보충을 해 줘도
일주일 후에 확인하면 역시 그 타령이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판단되어 오늘 여왕을 제거했다.
워낙 덩치가 커서 아깝기는 하지만,
산란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더 이상 여왕벌로서의 가치가 없으므로 도태는 당연한 일.

역시 이틀 후에 약군에 합봉해 줄 계획이다.

작년에는 경험하지 못한 석고가 발생했다.
세력도 좋고 먹이도 충분하고 보온도 괜찮은데,
어찌 발병했는지 모르겠다.

발병한 봉군과 양 옆의 통까지 프로피온산 나트륨을
소광대 위와 소상 빈 공간에 골고루 뿌려준 다음,
착봉을 강하게 하기 위해 축소를 하고 먹이를 충분히 주었다.

산란을 잘 하는 구왕이 아까워 계속 관리를 하고 있는데,
오늘 살펴보니 구왕과 처녀왕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토록 신경을 써서 관리를 했는데,
언제 왕대를 달아서 처녀왕이 출방했는지 참으로 묘한 일이다.

경신왕인 것 같기는 하지만, 세력이 너무 강한 상태라
교미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역시 봉판 2매로 교미상을 편성했다.

운 좋게 교미에 성공하면 구왕과 교체하면 될 것이다.

구왕은 처녀왕이 있는데도 태연하게 산란을 하고 있고,
처녀왕은 빠른 몸놀림으로 소비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다.

시간을 절약할 생각으로 내검하면서 사양을 했는데,
도봉이 붙어 꽤 많은 벌들이 희생됐다.

어둑해질 무렵 사양을 해야 하는데,
주인의 부주의로 아까운 벌들만 희생시킨 결과가 되었다.
다시는 같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겠다.

작년 같으면 월동 사양을 할 시기에 화분 보충을 했다.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징그럽게도 많이 먹는다"며 아내가 감탄(?)을 한다.

소방에 화분을 저장한 양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왕성하게 산란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10월 초까지 계속 줄 생각이다.

시간에 쫓겨 미루던 소문을 동료의 도움을 받아 축소했다.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

주말 이틀 동안 갖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여러가지를 배웠다.
역시 경험만한 스승은 없는 것 같다.

몇 년간 무탈하게 벌들을 관리했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너무 과욕을 부리는 것 역시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포함해서.....

10월 초순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일기 예보다.
월동 사양은 다음 주말에 시작할 계획이다.

올 한해 농사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지만,
일을 마치고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

사부님!!!
여전히 바쁘시지요?

작년에 비해 봉군 상태가 좋으시다니 축하드립니다.
두분이 억척스러울 정도로 열과 성을 다 하시니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모든 일들이 생각처럼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군요.

그래도 최선은 다 해야 후회라도 없을 것 같기에
할 수 있는 한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할 수 있는 한계까지 경험했으니,
내년에는 적정량만 관리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 농사 마무리 잘 하셔서
좋은 결실 맺으시기를 바랍니다.
두분 항상 건강하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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