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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70) - 훈련을 마쳤습니다. 2006/05/10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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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지루하던 훈련을 마쳤다.
첫날부터 한 쪽 눈에 쌍꺼풀이 생기더니 오늘까지 그대로다.
훈련 덕분에 돈 버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훈련 전에는 산야가 아직 신록이라고 하기에는 어설펐는데,
복귀를 하니 녹음이 우거져 있다.

아직 용문산 정상 부근에는 봄기운이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갈색을 띠고 있다.

거의 막바지에 이른 하얀 꽃 사과나무 꽃에는
크고 작은 온갖 벌들이 모여 방화하느라 여념이 없다.

벚꽃이 지고 아카시아가 피기 전 별다른 밀원이 없는 시기에
소중한 밀원이 되면서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줄 수종이다.
주변에 많이 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먼저 복귀한 동료가 내검 중에 분봉이 터져 나온다며
어찌해야 좋을지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알려준 방법대로 조치를 해서 벌을 잃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

봉장 인근에 관리하고 있는 토봉도 분봉이 나왔는데,
경험이 없는 동료가 수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결국
야생으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많이 아쉽지만 미리 조치하지 못한 내 불찰이다.

퇴근길에 봉장에 올라 훈련 전에 왕대를 이식했던 교미상을 확인했다.
15개의 왕대 중 2개는 날개가 불구인 여왕이 태어나 제거를 했었다.

13통 중 1통을 제외한 12통이 교미에 성공하여 산란을 하고 있다.
산란이 왕성해지고 아카시아 꽃이 피어 화밀이 유입되는 시기에
구왕과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양성한 신왕은 ‘북 퍼스트’라는 종자라고 한다.
처음 접하는데, 몸집이 크고 수밀력이 좋다니 기대를 하고 있다.

분봉 나간 토봉 통을 확인하니, 양봉용 소비에 봉판이 가득하고,
소비 하단에 큼직한 왕대가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듯 잘 익어 있다.

훈련 다음 날,
훈련하느라 휴일에 쉬지 못했다고 주어지는 전투 휴무일.
훈련기간 동안 총 5일의 휴일이 지나갔지만,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하루뿐이다.

그래도 전보다는 좋아진 편이다.
예전에는 아예 전투휴무일이라는 단어조차 없었으니.....

새벽부터 내부를 확인 후 봉판과 산란/유충판을 구분하여
층마다 분리하고, 하단에는 공소비와 화분장을 넣은 다음
여왕을 평면 격왕판으로 가둬 산란실을 만들었다.

통마다 봉판이 5-7매, 산란판이 3-5매 정도다.
봉판이야 유밀기 때 출방을 해서 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산란한 소비는 유밀기 때 공간만 차지할 것 같다.

미리 격왕을 시켜 산란을 제한했어야 했지만,
열흘이라는 훈련기간 동안 발생할지 모르는 분봉열 때문에
미뤘던 것인데, 결국 자충수를 둔 셈이다.
하나를 막으면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긴다.

종일 일을 해서 어렵사리 격왕을 시켰고,
한 통은 분봉이 실패를 했는지 여왕을 찾지 못했다.
처녀왕이 출방한 흔적도 있는데, 역시 처녀왕도 보이지 않는다.

며칠 후 확인해서 변성왕대를 달게 되면
처녀왕도 교미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여 조치할 생각이다.

이왕 망실된 봉군에 신왕을 유입할 것이 아니라,
생겨난 변성왕대 중 튼실한 놈을 관리하여
유밀기 때 교미를 시도할 생각이다.
아카시아 유밀기 때는 세력이 강해도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훈련 전에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준 덕분에
1통을 제외하고는 분봉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왕대를 다는 통도 있지만,
이제 막 분봉열 기미를 보이는 상태이므로 적절한 환기와
공간을 확보해주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저녁이 되자 소문 앞에 몰려 나와 선풍을 해 대고,
통 안에서도 폭포수 떨어지듯 날개 소리가 요란하다.
개포를 완전히 제거하여 환기가 잘 되도록 해 주었다.

통마다 차이는 있지만, 1-2매의 소비에 꿀이 가득 저장되어 있다.
시간에 쫓겨 채밀은 보류하고, 벌을 털어 별도로 보관했다.
도봉을 피해 저녁나절에 채밀을 할 계획이다.

손바닥만 하게 산란을 해 놓은 소비까지 채밀한다면
제법 많은 양의 수확을 할 수 있겠지만,
벌과 꿀을 바꾸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전 봉군이 2단 계상(3층)을 편성한 상태다.
축소 2-3매로 시작해도 자체 2단 계상을 편성할 정도로
세력이 급격하게 불어나는데, 1월 중순부터 남쪽에서
벌을 키운 분들은 지금쯤 얼마나 세력이 좋아졌을까 궁금하다.

나와 비슷한 추세라면 4-5단 정도의 세력일 텐데 어찌 관리할까?
분봉을 시켜 통을 늘렸을까?
나와 동료 모두 매우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다행이다.
길어야 열흘 후면 아카시아 꽃이 피어날 것이다.
1년을 기다려온 아카시아 유밀기.
기대감에 가슴이 설렌다.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대고 엿듣고 있다.’

윤사월은 아니지만, 조금 내린 빗물 가장자리에
노란 송홧가루가 뭉쳐있다.

바야흐로 봄다운 봄을 즐길 때다.
벌 지기에게 꿀 따는 것 보다 더한 즐거움이 있으랴!

사부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훈련한다고 한동안 연락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훈련 전에 분양해 주신 왕대는 일부 불구가 태어나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80%의 교미 성공률을 보였습니다.(15개 중 12개)

옆 동료는 50%의 성공률이라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3군 교미상을 만들어 의욕적으로 시도를 했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본인은 기술의 차이라고 하지만,
특별히 기술이라고 할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저는 운이 좋았고, 그 친구는 운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곳 총무 일을 보는 분으로부터
정부 보조로 시작한 종봉 분양 봉군 중
‘북 퍼스트’ 원종(구왕) 한 통을 구입했습니다.

본인은 대구로 이동 중이어서
봉판 2매만 붙여 두었으니 골라가라고 합니다.

원종 한 통이면 최소 2년은 활용 가능하니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카시아 유밀기 때 이충을 하면
건실한 왕을 양성할 수 있을 것 같아 틈틈이 이충을 해서
왕대도 양성하고, 로열젤리도 생산할 생각입니다.

생각처럼 잘 될지는 의문이지만,
시간 활용을 잘 한다면 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훈련 전 왕대가 희망한 대로 양성되지 않은 것 때문에
시도하는 것이 아니니 절대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바야흐로 아카시아 꿀이 쏟아지는 유밀기가 코앞입니다.
그동안 힘들게 관리하신 노력의 대가를
톡톡히 보상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일에 파묻혀 건강 잃지 마시고
꿀 많이 따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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