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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71) - 하루 2번 이동하다 2006/05/15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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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 하늘이 밝아질 즈음부터 서둘러 이동을 했다가
경악하는 일이 벌어졌다.
분명 어제 저녁까지 아무 것도 없던 공간에 벌통이 배치되어 있다.

대군은 아니지만 선점한 사람이 있으니,
막무가내로 하차를 할 수도 없어 망설이다
나중에 양해를 구하기로 하고 벌통을 배치했다.

남은 자재들을 옮기려고 봉장에 들러 일을 하는 도중에
선점한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무조건 철수를 하라고 한다.

아무리 사정을 해도 막무가내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다.
그래도 요지부동이다.

동료와 내 봉군을 보고 겁이 난 모양이다.
단상과 1단 계상 몇 통이 전부인 봉군 옆에
2단(3층) 계상 40통이 이사를 왔으니, 경계를 할 만도 하다 싶다.

결국 포기를 하고 날이 어두울 무렵에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 이동을 했다.

손 마디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다리도 풀린다.
새벽부터 이동을 해서 안도를 하기도 전에 또 옮겨야 하니,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심하다.

동료의 얼굴은 일그러진  상태다.

2차 이동을 모두 마치고 휴대전화의 시간을 보니
정확하게 0:00이 찍혀 있다.

저녁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자정까지 일을 하고 귀가해 늦은 저녁을 먹으며,
반주 한 잔을 곁들이는 것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누가 시켰다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새로 옮긴 장소에는 아직 개화하려면 3-4일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 사이 먹이 부족이 염려된다.

어찌 되었든 일단 아카시아가 제법 많이 자생하는
지역으로 이동을 해 놓았으니, 한시름 놓은 셈이다.

최선을 다 했으니 결과는 하늘이 정하겠지!!!

대구 등 남쪽 지방에도 예년 기온을 되찾으며 기온이 올라
제법 유밀이 될 것 같아 다행스럽다.
전국의 양봉인 모두에게 풍밀의 기쁨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해는 풍밀을 넘어 폭밀이라는 꿀 벼락을 맞았으면 정말 좋겠다.

노곤한 잠자리에 들어서도 새벽부터 일어난 일들이 생생하게 떠 오른다.

매정하게  쫓아낸 사람에 대한 서운함을 진정시키고,
코 앞에 닥친 유밀기에 폭밀이 되기를 기대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내가 만약 그 사람이었다면 나도 그 사람처럼 쫓아냈을까?

왕대가 주렁주렁 달린 소비를 내검하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시는 겪고 싶지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짜증나고 힘든 하루였다.
오늘도 몸으로 때우면서 새로운 경험을 한 소중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짝을 찾느라 요란한 개구리 울음소리를 벗삼아 잠을 청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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