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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52) - 탈분 ․ 지독한 냄새 2006/01/15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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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小寒)을 지나 대한(大寒)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때 아닌 비가 내린 후 완연한 봄 같은 주말이다.

적막감이 감돌던 봉장 계곡이
오랜만에 생명체들의 움직임으로 생기가 넘친다.

먼저 스티로폼 통에서 소문이 막힐 정도로 벌들이 몰려나오고,
이어서 나무통에서도 뒤질세라 벌들이 아우성을 친다.

보온물이 물에 젖지 않도록 덮어놓은 덮개 위에
벌들이 까맣게 붙어 모처럼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혹시 사고가 난 통이 있나 살피는데,
벌들이 머리며 옷에 붙어 탈분을 해 댄다.

벌통 앞 풀과 낙엽, 아직 남아 있는 잔설에는
겨우내 참았던 배설물을 뿌려놓은 흔적으로 얼룩져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탈분하는 양이 늘어나고,
배설물에서 풍기는 악취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다행이 사고가 난 통은 없는 것 같다.
시간 차이는 있지만, 모든 통에서 벌들이 몰려나와
탈분과 사봉을 끌어내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벌통 도색을 했다.
나는 개나리 꽃 노란색으로,
동료는 싱그런 연두색으로 칠을 했다.

칠해진 통들이 늘어나면서
우중충하던 봉장 주변에 봄이 성큼 다가온 듯 생기가 넘치는 것 같다.

올 들어 처음으로 분양을 했다.
벌을 구입한 사람은 양봉인이 아니라 젖소를 사육하는 사람이다.

작년 11월경에 1통을 분양했었는데,
효과가 좋아 다시 찾았다고 한다.

벌침을 놓기 전에는 우유가 4―5등급이었는데,
벌침을 놓은 뒤로는 항상 1등급 판정이 나왔다고 한다.

등급이 높으므로 폐기하지 않아 수입이 늘었지만,
항생제가 섞이지 않은 우유를 생산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벌침을 사용하여 젖소를 관리할 생각이라고 한다.

양봉 관련 홈페이지에는 종봉 분양 광고가 부쩍 늘었다.
남쪽으로 이동해 조기에 봄 벌을 키울 시기가 된 것 같다.

나도 분양을 해야 하는데, 선뜻 분양 광고를 내기가 망설여진다.
마음 같아서는 일찍 분양을 하고 홀가분하게 봄을 맞고 싶은데.....

해가 서산을 넘어가 주변이 어둑해 질 무렵
모처럼 외출했다가 귀가를 하지 못한 채
낮은 기온에 몸이 굳어가는 벌들이 안쓰러워
동료와 아내의 손까지 빌어 구제를 했다.

핀셋으로 종이컵 가득 잡아 따로 떨어져 있는 통의 소비 위에 부어 주었다.
얼마나 소생할까 염려했던 것은 기우.
한 컵을 부은 후 다시 잡은 벌들을 넣어주려고 통을 여니
먼저 부어준 벌들은 거의 다 살아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 같다.

귀가하지 못한 벌들은 가장 어린 벌들로 추정된다.
10월 하순경에 태어나 낮아진 기온으로 외역을 거의 하지 못했으니
귀가하는 길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다가 멋모르고 고참 따라 나왔다가
생각보다 낮은 기온에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한 통에 6컵의 벌을 추가로 넣어 주었는데, 세력이 너무 강해지면 어쩌나!

이틀 동안 도색한 통이 모두 40통.
겨우내 일을 하지 않다가 허리를 구부려 일을 해서 그런지
온몸이 뻐근하고 몸에 적당한 피로가 느껴지지만 마음은 상쾌하기만 하다.

앞으로 한달 남짓이면 축소를 하고 본격적인 봄 벌 관리에 들어간다.
아직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었는데, 헤아려 보니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한해 농사를 위해 서서히 준비할 때가 되었다.

사부님!!!
한동안 소식도 전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지내시는지요?

바쁘지도 않은 시기에 자주 연락도 드리고 찾아뵈야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군요.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사부님도 서서히 농사 준비를 하시겠군요.

올해도 내외분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로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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