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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원다이어리

병아리 양봉일기(54) - 내검 / 축소 결과 2006/02/20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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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우수(雨水),
매섭던 동장군의 기세도 절기는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어느 결에 봉장 옆 버들강아지가 두터운 껍질을 벗어 던진 채
보슬보슬 고운 속살을 드러냈고,
오리나무, 개암나무, 자작나무의 수술이 봄바람에 살랑거린다.

남녘으로 이동해 봄 벌을 키우시는 전업 양봉인과 통화를 하니
벌써 증소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 중부지방과는 한달 이상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나는 언제나 연초부터 그런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려는지.....

드디어 겨우내 손꼽아 기다리던 손 떨리는 내검하는 날.
겨우내 벌통을 두텁게 감싸주던 보온 덮개를 벗기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뚜껑을 열었다.

"걱정 마세요, 우리 모두 무사해요!!!"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아직도 둥그렇게 무리를 지어
별안간 변한 기온에 날개를 파르르 떨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 하다.

순식간에 50여 통을 확인하니,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모두 무사하다.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다.

분양할 벌은 나무통에, 내가 키울 벌을 스티로폼 통으로 월동을 했기에,
벌들의 안위를 확인하자마자 이내 내검 및 축소에 들어갔다.

벌 뭉치의 양 바깥쪽의 소비를 뽑아 벌을 붙인 채 뒤로 넘기고,
중앙의 소비를 중심으로 세력에 맞게 2매와 3매로 축소를 했다.

화분 받침에 화분을 500g 정도 올리고,
건조 방지를 위해 비닐을 크게 해서 덮어 주었다.
완전한 비닐 개포 형태는 아니고,
소비와 사양기만 덮을 정도로 전체 통의 ⅔ 정도 크기다.

자극 사양용 당액은 사양기 안에 끼우는 미니 사양기에 부어주었다.
당액은 물을 많이 넣어 묽게 했으며,
소량의 소금과 식초, 목초액을 넣어 숙성을 시킨 다음,
봉장에 오르기 직전에 항생제와 후미딜-B를 희석했다.

진드기 구제는 바이바톨 스트립을 소비 사이에 걸어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기온이 높으면 속살만을 분무하려고 했는데,
낮 기온이 조금 낮은 것 같아 다음으로 미뤘다.

모두 무사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년과 달리 사봉이 유달리 많은 통이 있다.
먹이가 부족한 것도, 질병에 감염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바닥에 수북하게 죽은 벌들이 쌓여 있다.

나무통은 그렇지 않은데 스티로폼 통에서만 발생한 현상이다.
예년에 비해 월동 포장을 보강했었는데, 그 때문일까?

사봉이 많은 일부 통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닥도 깨끗하고 세력도 기대 이상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시간을 가지고 관찰하면서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시간에 쫓겨 ⅔는 내검 및 축소를 마치고
나머지 ⅓은 일주일 뒤로 미뤘다.
비상 소집에다 분양을 받으러 오신 분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
계획된 일을 마치지 못했다.

아직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았고,
세력만 좋다면 일주일 정도의 시차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으니
조급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분양 광고를 낸 후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셨지만, 분양 성적은 기대 이하다.
중부권은 아직 본격적인 내검 및 축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도 무방할 것 같다.

어제까지 목표량의 ⅓을 분양 또는 예약 받았다.
아직 경험도 일천하고 전업으로 하는 것도 아닌데,
믿음을 가지고 성원해 주신 분들께 글을 통해서라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랜만에 허리를 구부린 채 일을 해서 그런지 허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주말마다 단련(?)을 하다 보면 감각이 무디어 지겠지?

드디어 올 벌 농사 시작이다.

오늘 내검하면서 입술과 얼굴, 손 곳곳에 벌침을 박고 보니
드디어 벌들과 호흡한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벌에 쏘여도 즐거운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니 이것도 팔자인 모양이다.

올해도 한 해 농사를 결산하면서 아쉬움 없는 한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하리라 다짐해 본다.

사부님!!!!
그동안도 편히 지내시지요?

겨우내 잠잠하던 전화통이 불이날 정도로
사부님을 괴롭혀 드리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어제 분양을 받으러 온 초보자에게
아직도 기회가 있으면 배운다고 했더니,
왠 생뚱맞은 소리를 하느냐는 듯 의아해 하더군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직도 초보 딱지를 떼기에는 영 자신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데 경력이나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올해도 염치 불구하고 열심히 문의하고 배우겠습니다.
괜찮으시죠?

시기적으로 아직 축소가 이른 감도 있지만,
조급증이 동해 일부 실시를 했고.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부족해 일부는 일주일 뒤로 미뤘습니다.
일주일 정도야 별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생각처럼 분양이 쉽지가 않습니다.
작년 한해 벌 사육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았고,
사육 농가의 규모가 커지면서 수요와 공급에 균형이 잡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세상살이가 생각처럼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드디어 시작된 벌들과의 생활.
올해는 쫓기듯 할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늘 좋은 가르침 주심에 고마운 말씀 전하고,
올해는 작년보다 월등한 수확으로 풍밀하시길 기원합니다.
두분 건강하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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