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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55) - 2차 내검 / 축소, 월동 상태 확인 2006/02/28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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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포근하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는 듯
쌀쌀함도 묻어나지만, 며칠 전의 바람과는 다른 느낌이다.

준비물을 챙겨 봉장에 올랐다.
아직 기온이 높지 않아 벌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지만,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소문 앞에 운집해 밖을 기웃거리며
소문 주변을 비행한다.

봉장 옆 버들강아지는 지난주에 비해 더욱 자란 것 같고,
찔레나무의 잎눈이 고개를 내밀 듯 붉은 색이 더욱 선명한 듯 하다.
낙엽사이로 쑥 여린 싹도 살포시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주에 시간 부족으로 축소를 하지 못한 봉군 내검/축소와
월동 상태를 확인하지 못한 통을 확인했다.
역시 지난주와 세력이나 월동 상태가 대등소이하다.

그 중 1통이 폐사를 했다.
월동 4번째 만에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소비를 들어 확인하니 모든 소비에 먹이도 충분하게 남아 있고,
소방에 머리를 처박고 죽은 벌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먹이 부족은 아닌 것 같다.

벌들이 주검으로 변해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인데, 무슨 연유로 월동에 실패한 것일까?
소문이 막힌 것은 아닐까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다.

질병에 의한 것이라면 모든 봉군을 같은 조건으로 관리했음으로
1통만 감염되어 잘못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이유로 잘못되었을까?
짧은 경험과 지식으로는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축소는 지난주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해 주었고,
묽게 희석한 먹이에 항생제와 후미딜-B를 섞어 미니 사양기에 부어주고,
소문 급수기에는 물을 담아 통 안에 넣어 주었다.

아직 아침저녁 기온이 영하를 유지하기 때문에
소문에 넣어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주에 축소를 할 때는 산란한 흔적이 거의 없었는데,
고작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꽤 자란 유충들도 보인다.
벌들 스스로 봄이 찾아 왔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진드기 구제를 위해 바이바톨 스트립을 소비 사이에 꽂아 주었다.
화분 떡은 500g 정도 뭉쳐 받침에 담아 올려 주고
그 위에 건조 방지를 위해 큼직하게 자른 비닐을 덮어 주어
보온과 건조 방지를 겸하도록 했다.

벌들이 밀집된 공간이 모두 덮이도록 해서 비닐 개포의 역할도 겸한 조치다.
벌들이 없는 공간은 비닐이 덮이지 않은 상태다.
그 위에 헝겊 개포, 보온 개포, 신문지 순으로 덮어 보온 조치를 마무리 했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자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어디서 물어 오는지 조그만 화분 뭉치를 다리에 달고
힘겹게 귀가하는 벌들도 가끔 보인다.

인근에 있는 축사의 사료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꽃들이 피어난 것인지
벌들의 부지런함에 감탄사만 연발이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수술에서 물어오는 것일까?

지난주에 축소한 봉군이 궁금해 살짝 개포를 들추니 따뜻한 훈기가 느껴지고,
사양기 뒤로 넘겨 놓았던 소비에도 벌들이 붙어 먹이를 물어가고 있다.

화분에는 벌들이 까맣게 붙어 있고, 미니 사양기는 텅 비어 있다.
먹이가 먹을 만(?) 했던 모양이다.

벌들이 안쪽으로 모두 넘어간 소비는 뽑아내고,
벌들이 꽤 많이 붙어 있는 소비는 다음에 뽑아내기로 하고 그대로 두었다.

역시 소문 급수기에 물을 부어 벌통 바닥에 넣어 주었다.
산란 상태가 궁금했지만, 공연히 건드려 피해가 있을까 염려되어 다음으로 미뤘다.

예전 같으면 뒷일은 알바 없이 궁금증을 해소하느라 소비를 빼서 확인을 했을 텐데,
이력이 붙어서인지 참을 만 하다.

계획했던 분양은 지지부진이다.
전화로 방문 약속을 했던 분들이 사정이 생겨 날짜가 늦춰지고,
새로운 분양 희망자에게서는 소극적으로 확인만 하고는 이내 연락 두절이다.

갈 길이 먼데, 앞으로 어찌 진행될 지 자못 걱정스럽다.
분양이 되지 않으면 뒷감당을 어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상태로 봄 벌 분양에 어려움이 있다면,
올 봉군 증식에 대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몸 고달프고 시간에 쫓기면서 일 한 결과에 대한 처리 과정이 매끄러워야
다음에도 기운을 내서 일을 추진할 수 있을 터인데.....
아직 조급증을 내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므로 좀 더 기다려 볼 생각이다.

예년에 비해 봄 오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일기 예보에서는 진달래 개화시기가 일주일 정도 앞당겨 질 것이라고 하지만,
예보대로라면 벌써 피었어야 할 꽃다지 꽃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해마다 같은 장소에 자생하는 꽃다지를 관찰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2. 20일 경에 개화를 했었다.
봄이 늦게 찾아오면 아카시아 개화 시기도 늦춰지는 것일까?

모든 것이 궁금하고 걱정거리만 늘어가는 것 같다.
한 겨울에는 벌들의 날개 소리만 들어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순탄하지 않은 현실을 접하고 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도 최소한 할 만큼 최선을 다 했으니,
어떠한 결과가 빚어지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런 과정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본다.

사부님!!!
그동안도 평안하시지요?

며칠 전 맛있는 빈대떡에 소주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덧들여 나온 만두국도 별미였구요.
고맙습니다.
형수님 자알 먹었습니다.
다음에도 찾아 뵈면 맛있는 것 먹을 수 있겠지요?

시기적으로 관리하는 모든 봉군을 내검하고 축소하는 시기지만,
원하는 분양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마음이 어수선합니다.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되는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 안되면 봄 벌을 키워 유밀기 전에 분양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생각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 한해도 벌 관리에 대한 많은 고견 주셔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많은 도움 주시길 염치 불구하고 청합니다.

사부님 내외분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만상과 풍밀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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