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개나리와 산수유, 연분홍 진달래, 하얀 목련,
보라색 제비꽃 등 세상이 정말 꽃대궐이다.

벚꽃도 금새 터질듯 꽃망울이 붉은 색을 띠며 크게 부풀어 올랐다.
봉사 주변 조팝나무에서도 좁쌀만한 꽃망울이 자라고 있다.

연두색 수양버들가지가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봄나물을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한가롭기만 하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도 퇴근길에 봉장을 찾았다.
춘분을 지나면서 낮 시간이 길어져 한시간 정도는 일을 할 수가 있다.

인기척에 놀란 장끼와 까투리가 괴성을 지르며 날아오르는 소리에
오히려 내가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깊지 않은 계곡이지만 고라니와 산토끼, 꿩은 물론이고
딱따구리까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주말에 증소하기가 어정쩡해 다음으로 미뤘던 통을 확인하니,
세력은 넘쳐나고 먹이는 거의 고갈된 상태다.

진달래가 피어나면서 유밀이 제법 되는 듯 해 안심했었는데,
태어나는 새끼벌들은 늘어나는 반면,
일기가 고르지 못해 일어난 현상인 것 같다.

축소하면서 빼 놓았던 묵직한 저밀 소비를 보충해 주었다.
얼마 후면 또 10여 일 훈련이 예정되어 있는데,
출동하기 전에 충분한 먹이를 주고 갈 생각이다.

벚꽃이 지고 난 후에는 마땅한 밀원이 없고,
그 사이에 태어나는 새끼 벌들이 많아 잘못 관리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에는 곳곳에 화분이 저장되고, 그 사이로 산란을 하고 있다.
그래도 화분 공급은 계속할 생각이다.

증소하는 소비를 사양기 바로 옆에 붙여주면
산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먹이와 화분을 저장하곤 한다.

최대한 산란을 받기 위해 증소하는 소비는 가급적
사양기와 먼 쪽에 넣어 주고 있다.

며칠 사이에 세력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오늘까지의 군세는 6-9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빠른 상태다.
요즘의 일주일이면 2매는 더 증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군세 조정과 더불어
계상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사부님!!!
최근 들어 기온이 많이 올랐습니다.
2년 전에 경험했던 아픈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올해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는 않겠지요?

그동안 연락도 드리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어찌 지내시느지요?

요즘은 로열젤리 생산을 위해
내외분께서 이충하시느라 분주하시겠습니다.

자주 연락을 드려야되는데,
부대 일이 너무 바쁘다보니 여유가 없습니다.
그저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저는 최근에 2봉장 부지를 구했습니다.
산수유가 흐드러지고 살구꽃이 만발한 아늑하면서도
시야가 확 트인 곳입니다.

아카시아나 밤 꿀 밀원은 부족하지만,
봄과 가을에 벌 키우기에는 적당할 것 같습니다.
장비를 불러 한나절 정리를 하면 훌륭한 봉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새롭게 구한 2봉장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역시 동료와 함께 운영할 생각입니다.

나날이 늘어나는 세력에 피곤도 잊은 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즐거움이 있으니, 힘이 들어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하지만,
일단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대처하려 합니다.

변함없는 성원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올해는 그 어는 해 보다 풍성한 수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