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찌르던 밤 꽃 향기가 어제 비가 내린 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기온이 26～7도 정도이므로
잘 해야 먹이 정도가 유밀 될 것 같다.

아직도 밤꽃은 만발한 상태인데,
이틀 후부터 본격적인 장맛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이틀간 날씨가 궂어 외역을 하지 못하니,
제법 많은 양의 꿀을 먹어 치울 것이다.

벌들이 먹을 만큼 먹고 남은 양이 주인의 몫이다.
그나마 장마철에 수확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주말에 소비 전환과 증소, 봉판 조정을 했다.

아카시아와 잡화 꿀 채밀 후에 벌들을 강하게 축소시켰었는데,
내검하니 세력도 많이 늘었고, 밤 꿀도 제법 많이 들어와
공소비를 2층에 넣어주고, 저밀소비는 3～4층으로 올려 주었다.

예년 같으면 이미 밤 꿀을 채밀하고, 본격적인 여름 벌
관리에 들어갔을 시기지만, 올해는 장마가 지연되는 바람에
늦게까지 밤 꿀 수확의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2차례에 걸쳐 수확을 했었는데,
올해는 단 한 번의 채밀만 계획하고 있다.

7월 1일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제대로
숙성된 꿀을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산란도 절정이다.
5월에 양성한 신왕도 그렇지만, 구왕도 왕성하게 산란하고 있다.
8매 중 화분 소비에도 공간만 있으면 산란을 해 놓았다.

아카시아 유밀기 때 만들어진 새 소비에 빼곡하게 산란하여
봉개한 소비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바쁜 중에도 다행인 것은 아직 분봉열 기미기 없다는 것이다.

잡화 꿀이 한창 유밀 될 때 2통에서 분봉열 조짐을 보이며
산란이 주춤했었는데, 소초를 넣어 주고 계상에도 공간을
넓혀주는 조치를 취한 탓인지 다시 산란에 탄력이 붙었다.

산란이 뜸한 사이 소방 곳곳이 화분으로 채워졌었는데,
공간을 넓히면서 다시 산란을 하고 있다.

산란 상태가 좋은 통에서는 세력에 맞게 1～2매의
봉판을 뽑아 한창 산란에 탄력이 붙은 신왕군에 보충해 주었다.

극심하던 도봉도 수그러들었다.
벌들이 만족할 만큼 유밀이 된다는 반증이다.

어제는 휴가를 받아 장마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를 했다.
흙이 쓸려 얕아진 배수로를 넓고 깊게 만들어 폭우에 대비했다.

틈틈이 채취해 말린 쑥을 가래떡 용 작두로 썰어 갈무리 해 두었다.
소요량에 미치지 못하므로 장마가 끝난 후에 좀 더 채취할 계획이다.

밤 꿀 채밀 후 편성할 교미상에 사용하기 위해 이충을 했다.
시력이 부실한 나를 대신해 동료가 익숙(?)한 솜씨를 발휘했다.

장마철에는 교미 성공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가끔 맑은 날이 있으므로 기대를 하고 있다.

불어난 세력을 그대로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으므로
외역봉까지 붙여 교미상을 편성해 1단 계상으로 관리하려 한다.

비가 간간이 뿌리는 중에 2봉장의 봉군 배치 자리를 정비했다.
앞 쪽이 조금 낮도록 바닥을 고른 뒤,
50mm 스티로폼을 깔고 그 위에 보온덮개를 펴서 덮었다.
잡초가 무성하던 자리가 금세 훤해진 느낌이다.

이제 막 교미를 마치고 산란을 시작한 3차 신왕군을
새롭게 단장한 곳에 옮겨 배치했다.
궂은 날씨로 외부 활동이 없어 벌들의 혼란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산란에 탄력이 붙은 신왕군에는 속살만으로 진드기 구제를 했다.
보충해 준 봉판 탓에 다음주에 1회 더 약제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채밀 봉군은 채밀 이후에, 이제 막 산란을 시작한
3차 신왕군은 다음 주에 약제 처리를 할 예정이다.

며칠만 더 바쁘게 보내면 한결 여유가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부대도 안정을 되찾았다.

사부님!!!
일기 고르지 못한 요즈음 어찌 지내시는지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쁘시지요?

올해 밤 꿀 수확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예상보다 웃도는 수확에 만족하고 있지만,
사부님은 어떠진지요.

저는 안팎으로 바쁜 일정을 거의 마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차분하게 여름 벌 관리 준비를 하려 합니다.

주중에 화분 떡을 반죽하고, 격리판을 사양기로 바꿔
알뜰하게 채밀한 이후 벌들이 동요하지 않고 산란하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고온다습한 장마철.
짜증도 많이 나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때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 여름 벌 만상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 양평에서 제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