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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23) - 오리나무랑 버들강아지가.....2005/02/28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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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업무차 나들이길에 나섰다.

이미 강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호수화 되어버린 남한강에는
얼음 조각들이 몇 개 떠다니며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있을 뿐,
물오리들의 자맥질에서 힘찬 봄기운이 느껴지는 듯 하다.

때 늦은 한파가 몰아칠 때는 봄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을 뿐,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개울가 버들강아지가 뽀안 속살을 드러냈고,
오리나무에도 밤색 꽃술이 봄바람에 한들거리고 있다.
오리나무 꽃술을 따서 비벼보니
부드럽지는 않지만 화분(?)도 소량 떨어진다.

봉장 부근에 있는 찔레나무에도
빨갛게 새순이 주춤거리며 기지개를 켜고,
양지쪽 꽃다지들도 겨우내 움추렸던 몸을 펴고
해바라기를 즐기는 듯 하다.

어제는 지난 주에 축소했던 봉군을 살펴주었다.
곁에서 보좌해주는 제자(?) 덕분에 작업 능률이 높아졌다.

아직은 서툴고 의욕만 앞서지만,
어느 순간에 나를 추월할 수 있을 정도로 의욕적이다.

본인이 노력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양봉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도록 일천한 지식이지만 도와주려 한다.

오늘 또 2명의 제자를 맞았다.
내가 모두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기는 하겠지만, 결과가 좋아야 과정도 빛이 날 텐데.....

축소시 기온이 너무 낮아 벌을 털지 않고 뒤로 넘겨두었던 소비를 빼내고,
작년에 정리 채밀했던 꿀에 물을 섞어 묽게 한 후에
약제(후미딜-B, 항생제)를 희석해 자극사양 겸 약제 처리를 해 주었다.

축소시에 벌들이 밀집해 여왕벌 확인을 하지 못한 두 통 중
한 통이 무왕이어서 세력이 조금 부족한 듯한 통에 합봉해 주었다.

축소 당시에 막 산란을 시작한 통은 유충이 꽤 많이 자라 있고,
산란력이 좋은 통은 벌써 2매째 산란을 시작한 상태다.

축소 후 기온이 많이 떨어져 걱정을 했었는데,
밤에는 보온 덮개를 소문까지 덮어주고, 낮에는 걷어 주는 등
관리를 해 준 덕분인지 냉해는 느껴지지 않는다.

주먹만한 화분 떡을 올려 주었었는데, 절반 이상 물어간 통도 있다.
미니 사양기에 절반 가량 부어주었던 물도 대부분 모두 물어간 상태다.
주인을 닮았는지 먹성들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소비에는 아직도 충분한 먹이가 남아있다.
이번 주에는 약제 처리 때문에 미니 사양기에 먹이를 주었지만,
다음 주 부터는 먹이를 적당량 봉지에 담아 소비 위에 올려줄 계획이다.

'적당'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결코 적당하기가 쉽지 않다.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관리해 주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겨우내 침잠해있던 내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이 느껴진다.
이마에 쏘인 벌침을 신호로 드디어 본격적인 벌들과의 호흡이 시작되었다.

사부님!!!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지요?
형수님도 평안하시지요?

기온이 올라가니 축소 작업에 바쁘시겠군요.
두분이서 금슬좋게 일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봄이 어느새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점점 바빠지기만 하는 농촌의 봄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일들로 가득한 나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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