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 14) 내검을 했는데, 다른 일이 생겨 오늘 글을 올립니다.

아침에는 쌀쌀하더니 햇살이 퍼지자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다.
9시경에 소문까지 내려 덮었던 보온 덮개를 열어 주고 들어와
아내와 함께 묽은 당액을 봉지에 포장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준비한 먹이와 물, 화분 떡을 들고 봉장을 찾았다.
기온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부지런한(?) 벌 몇마리가 봉사 주변을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소문 주변에도 꽤 많은 벌들이 나와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가볍게 훈연을 하고 개포를 열었다.
지난 주에 넣어준 화분 떡을 먹느라 벌들이 떼로 모여 있다.

먹고 있는 화분 떡을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소비를 뒷장부터 확인했다.
먹이는 대체적으로 충분하다.

산란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해 조심스럽게 소비를 들어보니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것 같다.
소비의 6-70% 정도만 산란을 했고, 나머지는 먹이로 채워진 상태다.

기온이 워낙 들쑥날쑥해서 그럴 것이라 짐작이 되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
소문 방향으로는 산란이 잘 나갔는데,
소문 반대쪽에는 거의 모든 통이 먹이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환기구를 내지 않아 그런 것일까?

봄 벌을 키우면서 비닐 개포가 아니면 환기구를 두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축소한 지 3주가 지나 새로 태어난 뽀얀 새끼 벌들이 소비를 기어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소문 앞에 끌어내다 버린 유봉이 보여 걱정을 했었는데,
내부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외형상으로 날개가 부실하거나 발육이 부진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일부 통의 소문 앞에 적으면 서너마리, 많으면 십여마리가 끌려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경험도 일천하고 실력이 부족한 내 눈으로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벌들만이 알고 있는 다른 기준이 있어 그리 조치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소비를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석고나 부저 등 다른 질병은 보이지 않는다.

화분 떡 먹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500g 정도의 화분떡을 2매 통은 2주, 3매 통은 1주일만에
흔적도 없이 먹어 치운다.
세력의 강, 약에 따라 물 소비도 차이가 난다.

4년째 봄 벌을 키우고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날씨 변덕이 심해
관리 기술의 정립이 덜 된 나의 애를 태우고 있다.
주말만 되면 기온이 내려가니 참으로 환장할 일이다.

앞으로 큰 추위가 없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싶다.
예보대로 평년 기온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증소는 3월 말이나 되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증소가 늦어지는 만큼 아카시아도 늦게 피어 줄까?

사부님, 형수님!!!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형수님께서 상을 당하셨다는데, 찾아뵙지도 못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이 글을 통해 조의를 표하며, 큰 일 치르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음에는 집안의 경조사가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부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제자 아닙니까?

늘 시간에 쫓기면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다고는 하는데,
결과가 어찌될 지 올해는 영 자신이 없습니다.

기온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고 예년 일정만 따라 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제와서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어제부터 날씨가 풀려 그나마 다행스럽습니다.
꽃샘추위 없이 따사로운 봄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2주 후면 봉장 계곡에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울려 퍼지고,
본격적으로 증소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기대했던 일들이 차질없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역시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나날이 바빠지는 계절입니다.
두분 항상 건강하시고 만상 풍밀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