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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양봉일기(28) - 훈련 끝, 첫 증소!!! 2005/04/01

꿀벌마니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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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힘들고 고단한 훈련이 끝났다.
희뿌연 안개가 옅게 깔려 있지만, 날씨는 맑고 기온은 높다.

부대로 복귀하는 차창 밖으로는 부지런한 농부들이 거름을 주고
논밭을 갈며 농사 준비에 분주하고, 부부가 다정스레 파종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도로를 따라 이어진 계곡 옆으로는 토종벌통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양봉의 진입을 금지한다는 간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불모지처럼 버려져 있던 들판에는 봄나물을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산자락 끝으로 이어진 밭에는 혹한을 이겨낸 보리 싹이 연초록 물결을 이루고 있다.

어느새 산수유 꽃이 수줍은 듯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봄날의 열흘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 것 같다.

부대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부리나케 준비물을 챙겨 봉장으로 향했다.
작년에 당했던 아픔이 되살아나 마음이 조급해 견딜 수가 없어서다.

열흘 조금 지났을 뿐인데, 봉장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의외로 많은 변화들이 눈에 띈다.
찔레나무와 인동초에 여린 싹이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고 있고,
망초와 쑥 등 많을 풀들이 눈에 띄게 자라 있다.

내검을 하기 전에 우선 소문을 통해 벌들의 안위를 살펴보니
염려하던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출동하기 전에 예비 저밀 소비를 3매씩 넣어주고 갔었다.

세력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다.
소비 위에 얹어 두었던 1㎏의 화분과 먹이를 담았던 봉지는
먼지만 푸석거릴 뿐 모두 먹어치운 상태다.

비닐을 제거하고 소비를 들어보니 소비의 95%정도가 산란이 나간 상태고,
벌들도 뒷장까지 빼곡이 넘어와 있다.
먹이는 아직 충분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격리판 뒤에 있던 예비 소비를 안으로 넣어 주고,
사양기 뒤에 있던 소비 중 1매를 격리판 안으로 옮겨 주었다.

2매로 축소한 통 중 세력이 많이 늘어난 통은 1매씩 증소를 하고,
3매로 축소한 통은 세력이 많이 불어 예비 소비에 빼곡이 붙은 벌과 함께 2매씩 증소를 해 주었다.

사양기 뒤에 붙여 준 2매의 예비 소비에도 벌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지만,
한꺼번에 많이 하는 것 보다 2∼3일 간격으로 증소하는 것이
귀산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며칠 뒤로 미뤘다.

2매로 축소한 통 중 세력이 약한 통은 일요일쯤 합봉을 해야 할 것 같다.
자극 사양을 위한 먹이 준비가 되지 않아 화분만 얹어 주고,
사양기 안에 설치한 미니 사양기에 물을 가득 보충해 주었다.

소문에 급수기를 설치해 주었지만, 내부 습도 조절과 내부 온도로
따뜻해진 물을 먹이는 것이 벌들에게 유리할 것 같다.

일부 통에서는 벌써 수벌 방을 달았다.
예비 소비 뒤에 붙여 준 보온판으로 공간의 부족을 느낀 모양이다.

세력이 많이 늘어난 통의 보온판은 아예 제거를 해 주고,
시간에 쫓겨 수벌 방 제거는 다음으로 미뤘다.

첫 증소를 하고 나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봄 벌 관리에 들어간 기분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벌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올해는 겨울이 늦게까지 이어졌으니 아카시아 꽃도 늦춰진 봄만큼 늦게 피려나?

사부님!!!
훈련 잘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훈련이 날이 갈수록 부담스럽지만
아직은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확인한 결과 작년과는 달리
안타까운 일을 겪지 않아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조금을 참지 못하고 조바심을 내어 수시로 전화드렸던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벌들이 모두 잘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합니다.

이제 첫 증소가 이뤄지고 나날이 늘어나는 벌들을 관리하며
활기찬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점 바빠지는 계절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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