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황사에도 불구하고 봄은 하루가 다르게 깊어만 간다.
무채색 산야에 묽은 물감을 칠해 놓은 듯
어디를 보아도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가 펼쳐져 있다.
개나리, 진달래는 완전히 만개했고,
산에도 여기저기 뽀얀 산 벚꽃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생활권에는 이미 살구며 벚꽃이 흐드러지고,
탐스럽게 피어난 목련은 벌써 꽃잎이 변색되고 있다.
지천으로 피어난 꽃다지와 민들레, 냉이 꽃이
마치 예쁜 융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답기만 하다.
봉사 앞의 조팝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나뭇잎은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 가며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들녘에는 못자리를 만들고 파종을 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고,
봄나물을 캐는 아낙들의 화사한 옷차림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주말을 이용해 내검을 해 준 후,
물이라도 줄 겸 월요일 퇴근길에 잠시 통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하루 사이에 세력이 불어나 봉교망이 처지도록 벌들이 붙어 있고,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덧 집을 큼직하게 짓고 있다.
퇴근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라야 고작 1시간 남짓.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매일 급한 대로 응급 조치를 하고 있다.
증소와 통 갈이, 계상 편성까지 정신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주변이 어둑해 질 무렵에야 더듬거리며 소문 급수기에 급수를 하기가 일쑤다.
짬짬이 소비를 들어보면 소비 상단에 갈색 꿀이 꽤 저밀되어 있고,
화분도 산란권을 압박할 정도로 저장되어 있다.
현재 소비 위에 올려준 화분 떡을 다 물어 가면
더 이상 보충해 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시간에 너무 쫓기다 보니 주말에 주어지는 이틀을
주중에 하루쯤 나눠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되지도 않는 상상을 해 본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세력에 대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해 줘야 하는데,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부족하여
늘 쫓기는 마음으로 생활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주말을 이용해 모든 통의 통 갈이를 하고,
절반 가량은 계상을 편성할 계획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니 세력이 오히려 좋은 편인데,
개화 시기가 일주일 가량 늦어지니
올해는 정말 고대하던 풍밀을 기대할 수 있을까?
사부님!!!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몸도 마음도 피곤하니 퇴근해서 글을 쓴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동안도 편안하게 지내고 계시겠지요?
아마도 저 보다 더욱 바쁘게 생활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벌 관리하랴, 농사 지으랴, 봉사 지으랴
늘 바쁘게 생활하시면서도 힘든 내색 않으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시간내서 찾아 뵙는다는 것이 늘 마음 뿐입니다.
4월이 가기 전에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예년에 비해 봉군의 세력이 약하다는 말씀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작년에 비해 4월 기온이 많이 낮은 것 같습니다.
덕분인지 때문인지 하여튼 아카시아 개화시기는
일주일 가량 늦어질 것이 확실한 듯 합니다.
좋아해야 하는지, 아니면 안타까워 해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일찍 피면 기온이 낮아 유밀이 적고,
늦게 피면 꿀은 많이 들어오는데 훈련을 나가야 하고.....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모두다 인간의 욕심에서 빚어진 산물일 것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분명한 차이가 있으니,
평범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제게는
이 모든 것이 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이든 현실이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어찌 보면 최상이 아닐까 생각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盡人事 待天命'
최선을 다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어느새 눈앞에 다가온 아카시아 유밀기.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점점 바빠지는 계절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
올해 꼭 만상, 풍밀 하시길 기원합니다.
- 양평에서 제자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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